2011-10-22

해운업으로 성공..빈민가서 6년째 밥차 봉사
(쿠알라룸푸르=연합뉴스) 왕길환 기자 = "한국인들은 동남아 라고 하면 무의식적으로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. 어글리 코리안 이 나오는 이유죠. 의식 수준의 세계화와 함께 다른 문화를 존중하는 자세를 길러야 합니다.
20년 전 필리핀에 진출해 선박대리점과 복합물류운송업체인 시 파인 쉬핑(Sea Pine Shipping) 을 운영하는 이규초(48) 사장은 2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"한류열풍이 불어 전세계적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과 이미지가 높아지고 있지만 단 한 사람이라도 물을 흐리면 그 위상은 하루 아침에 추락한다"며 이같이 강조했다.
세계한인무역협회(월드옥타) 주최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제16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 참가한 이 사장은 "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한인 경제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행사 도 역시 현지 사회와의 조화를 모색함으로써 글로벌 코리아 의 기치를 높이는데 신경을 써야 할 것"이라고 말했다.
경북 청도 출신인 이 사장은 해양대학 항해학과를 나와 범양상선(현 STX 펜오션) 항해사로 4년간 근무했다. 이후 서울에 본사를 둔 해운회사인 코차트 에 이직해 잠시 머물다 과감히 사표를 내고 필리핀으로 떠났다.
지리적으로 가깝고, 영어를 구사한다는 이점을 믿고 1991년 필리핀행 비행기에 오른 그는 비자문제와 결혼 등으로 한국을 오가다 6년 뒤 정식으로 필리핀에 선박대리점을 차리면서 정착했다.
정기선과 부정기선 등 선박 약 300척을 관리·서비스하며 연간 7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그는 복합물류운송업으로 사업을 확장했고, 7천톤 규모의 벌크선을 인수해 직접 운항하기도 한다.
어디서든 한국을 대표한다 는 그의 신념은 현지 사회에 대한 봉사 활동으로 구체화됐다. 법륜 스님이 운영하는 정토회 산하 JTS 의 필리핀지회 회원으로 활동하는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오지마을인 민다나오 지역에 들어가 학교를 짓는 일을 돕고 있다.
또 6년째 마닐라 시내에 있는 빈민가를 찾아가 밥차 를 운영하며 어렵게 사는 현지인들에게 한 끼식사를 제공하고 있다. 매주 일요일이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아내 윤경숙씨와 딸, 아들 쌍둥이를 앞세우고 어려운 이들을 찾는 것이다.
월드옥타 필리핀지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이 사장은 "이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거창한 취지는 아니고, 자녀가 남을 돕는 것이 생활화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밥차를 운영하고 있다"고 전했다.
월드옥타 필리핀지회 이규초 부회장.
ghwang@yna.co.kr
